타이타닉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월드와이드 흥행 1, 3위 작품을 보유한 제임스 카메론인데도 왜 분위기가 안 좋았을까 싶을 것이다. 사실 그 당시에도 카메론은 〈어비스〉를 제외하고 거의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는 감독이고, 〈타이타닉〉 바로 전에 찍은 〈트루 라이즈〉나 〈터미네이터〉 시리즈 모두 대박을 쳤다. 그런데도 그 당시 상황이 안 좋았던 것은 희대의 망작 〈컷스로트 아일랜드〉와 〈워터월드〉의 영향이 크다. 두 작품 모두 물을 배경으로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영화인데 〈컷스로트 아일랜드〉는 완전 폭망했고 〈워터월드〉는 극장 매출만 보면 적자를 봤다.[18] 게다가 카메론의 유일한 흥행 실패작인 〈어비스〉도 물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참고로 1997년 7월에 개봉한 〈스피드 2〉마저 흥행에 참패하자 언론에서는 물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흥행에 무조건 참패한다고 여겼고 그 다음은 본작이 될거라고 기정사실화했다.
감독이 밀어붙이다시피 해서 만들긴 하는데 제작비가 무지막지하게 늘어나면서 제작사의 시름이 깊어졌다. 실제로 타이타닉 호를 모델로 만든 배의 침몰 장면을 찍기 위해 초대형 물탱크를 만들고 거기에다 직접 대형 세트를 띄워 침몰시키면서 찍었다. 개봉 당시 경제 상황을 보자면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 위기가 터진 시점이었고, 전 세계적으로 버블이 터지던 대공황의 시대였기 때문에[19], 그야말로 엄청나게 돈지랄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타이타닉 호를 실물 크기 모형으로 직접 제작해서 촬영하는 걸 고려했다. 그렇지만 너무 비쌀 것 같아 돈이 많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 부분적으로 세트를 만들어서 찍었는데 막상 보니 이게 실수였다.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세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타이타닉을 직접 제작하는 처음 계획보다 돈이 훨씬 더 들었기 때문이다.[20] 배를 직접 만들 경우 총 제작비가 1억 2,000만 ~ 1억 5,000만 달러 정도를 타이타닉 제작비로 예상했으나, 실제 세트를 만들어 촬영해 들인 제작비는 당시 사상 최고 제작비인 2억 달러로[21], 제작사 20세기 폭스와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예상보다 마구 늘어나는 제작비와 촬영 기간 때문에 제작사 측에서 제작을 중도 포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자, 카메론 감독은 자신이 받을 800만 달러의 개런티를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이 영화를 찍었다. 따라서 원래대로라면 본작이 아무리 성공해도 카메론은 각본료를 제외하고는 한 푼도 못 받는 것이 정상이었다.
댓글